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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모른 척”이라는 말, 누구나 한 번쯤 해보거나 들어본 적 있죠.
그런데 말입니다, 이 “모른 척”도 상황에 따라 종류가 있다는 사실, 알고 계셨나요?
진짜 몰라서가 아니라 일부러, 때로는 자기방어로, 또 어떤 때는 태연한 척하며 능청스럽게—이처럼 의도적인 무반응에도 뉘앙스는 다양하죠.
그런 다양한 ‘모른 척’의 풍경을 가장 섬세하게 포착하는 우리말이 바로 ‘몽따다’와 ‘시치름하다’입니다.
이 둘을 구분해서 제대로 쓰는 것만으로도 글의 품격, 말의 깊이가 훨씬 더 높아집니다.
‘몽따다’와 ‘시치름하다’의 차이,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말맛이 다르다!
같은 듯 다른 ‘모른 척’의 두 얼굴
몽따다: 알고도 모르는 체, 민망함을 피하는 한국식 회피술
‘몽따다’는 명백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모르는 체하는 행동입니다.
특히 누군가의 질문, 시선, 상황을 피하거나 회피하고 싶을 때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죠.
이 단어는 표준어는 아니지만, 전국적으로 구어체에서 널리 쓰이며 일상생활 속에서 ‘알면서도 못 들은 척’, ‘봤지만 안 본 척’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데 매우 적절한 단어입니다.
예문에서 보듯,
- “그는 사실을 알면서도 몽따고 되물었다.”
- “시선이 마주치자 몽따고 고개를 돌렸다.”
이런 행동은 단순한 무관심과는 다릅니다.
감정과 인지가 존재하지만 표현을 회피하는 것, 그것이 바로 ‘몽따다’입니다.
항목 | 설명 |
---|---|
정의 |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행동 |
특징 | 민망함, 당혹감, 귀찮음 등을 피하기 위한 ‘회피’ |
뉘앙스 | 가볍고 능청스러우며, 때로 귀엽고 유머러스 |
사용 예 | “엄마가 청소하라는데 몽따고 티비만 봤다.” |
시치름하다: 시치미를 뚝 떼고, 능청스럽게 태연한 척
‘시치름하다’는 ‘시치미를 떼다’에서 유래된 말로, 모르는 척하면서도 태연하고 천연스러운 태도를 의미합니다.
특히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것을 본인도 인지하면서도,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행동하는 능청스러운 태도에 가깝습니다.
채만식의 문장에서처럼,
- “옥례도 시치름해서 고개를 살래살래 내흔든다.”
이 말 속에는 알면서도 능청스럽게 태연한 척하는 표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.
항목 | 설명 |
---|---|
정의 | 시치미를 떼며 능청스럽고 태연한 태도 |
특징 | 주도적으로 태도를 연기하거나 위장을 함 |
뉘앙스 | 의도적이면서도 ‘나는 몰라요~’식의 너스레 포함 |
사용 예 | “지 딴에는 아무 일 없던 척 시치름하더라.” |
시치름하다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상황에서 유용하며, 때로는 기만적이고 의뭉스러운 느낌까지 풍길 수 있습니다.
둘의 차이, 감정과 태도의 결이 이렇게 다르다
두 단어 모두 ‘모른 척’과 관련 있지만, 감정의 방향성과 표현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.
아래 표를 통해 상황별로 두 표현을 구분해보세요.
구분 | 몽따다 | 시치름하다 |
---|---|---|
공통점 |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|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|
차이점 | 민망함, 회피 → 피동적 | 능청스러움, 짐짓 태연 → 능동적 |
감정 태도 | 불편함을 피하려 함 | 상황을 조롱하듯 즐김 |
예시 | “선생님이 질문했지만 나는 몽따고 책만 봤다.” | “자기 잘못인데 시치름하게 웃으며 넘어가더라.” |
말의 결 | 수동적 회피 | 능동적 위장 또는 연기 |
즉, ‘몽따다’는 감정을 숨기려는 회피, ‘시치름하다’는 상대방을 의식하면서도 연기하는 위장입니다.
똑같은 ‘모른 척’이라도, 말의 뉘앙스는 완전히 다르죠.
문학 속 두 단어의 활용, 그리고 말맛의 차이
우리말의 풍부함은 이런 미묘한 표현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.
문학 속에서 ‘몽따다’와 ‘시치름하다’는 인물의 성격과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됩니다.
몽따다
- 이동하의 《장난감 도시》에서는, “그는 사실을 알면서도 몽따고 되물었다.”
→ 이 문장은 인물의 내면에 불편함이나 회피의 심리를 부드럽고 절묘하게 보여줍니다.
시치름하다
- 채만식의 《보리방아》에서는, “옥례도 시치름해서 고개를 살래살래 내흔든다.”
→ 이 문장은 능청스럽고 짐짓 모르는 듯 행동하는 인물의 태도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.
문학에서 이런 표현은 단순한 설명보다 더 큰 상상력과 해석의 여지를 열어주며, 인물의 심리와 태도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효과를 줍니다.
써보니 달라졌다, ‘모른 척’ 대신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
콘텐츠 글을 쓸 때, ‘모른 척했다’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.
그런데 이걸 상황에 따라 ‘몽따다’ 또는 ‘시치름하다’로 바꿔보면 어휘 선택 하나로 말맛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.
예를 들어,
- 일상 회피 상황:
“그는 어색해서 모른 척했다.” → “그는 어색해서 몽따고 눈을 피했다.”
- 능청스러운 태도:
“그녀는 실수해놓고 모른 척했다.” → “그녀는 실수해놓고 시치름하게 웃으며 넘겼다.”
이처럼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, 문장의 분위기와 캐릭터 묘사가 훨씬 더 풍성해졌습니다. ‘모른 척’은 다소 무미건조하지만, ‘몽따다’는 생생하고, ‘시치름하다’는 능청스럽고 뉘앙스가 살아 있습니다.
‘모른 척’도 품격 있게, 상황에 맞는 표현이 진짜 언어 센스
‘몽따다’와 ‘시치름하다’, 둘 다 똑같이 ‘모른 척’을 표현하지만 그 안에는 감정의 방향과 행동의 주체가 완전히 다릅니다.
- ‘몽따다’는 회피,
- ‘시치름하다’는 연기입니다.
글을 쓸 때든, 대화를 할 때든 이 차이를 알고 적절히 사용하는 사람은 말에 표정이 있고, 글에 깊이가 있습니다. 문장 하나, 대사 한 줄이 훨씬 더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.
다음번에 누군가의 태도를 묘사할 일이 생긴다면, 무조건 ‘모른 척’하지 마세요.
상황을 곱씹고 ‘이건 몽따는 건가?
시치름한 건가?’ 고민해보는 습관—그게 바로 품격 있는 언어 생활의 시작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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